무주택 생애최초 DSR 계산법 — 신용대출, 우리사주까지 다 고려하면

30대 직장인으로서, 드디어 나도 내 명의의 집을 매매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현재 신축 아파트 중도금 대출 실행중이며, 27년 1월에 완공되어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다. 중도금 대출까지는 문제없이 받았는데, 관건은 잔금대출이다. 내 아파트의 분양가는 옵션 포함하여 약 5.5억 정도 되고, 10% 계약금을 제외하면 대략 5억 정도 잔금이 남은 상태다. 관건은 주택담보대출이 얼마나 나올지다.

전액 현금으로 집을 사는 사람은 아마 한 명도 없을 것이다. 갭투자가 사실상 막힌 현 시점에서 집을 사려면, 주택담보대출을 일으켜 잔금을 마련하되 부족한 돈은 내 현금으로 메꿔야 한다. 주담대 심사를 받기 전에는 대출금액이 얼마나 나올지 정확히 알기가 힘들고, 따라서 현금 마련 계획을 세우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다. 나의 경우를 예시로 삼아 어떤 것들을 고려해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왜 이 계산이 헷갈리나?"


이 계산이 헷갈리는 이유는, 위에서도 말했듯이 주담대 금액을 예측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워낙 다양한 정책이 발표되면서 기준이 계속 업데이트 되고 있고, 계약 시점에 따라 소급적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고려해야할 것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10.15 부동산 대책의 일부


우선 LTV부터 따져봐야 한다.


1. LTV — 집값 대비 대출 비율

LTV는 주택가격에 대한 대출 비율이다. 나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이며, 내가 사려고 하는 아파트는 '비규제 지역'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나에게 허용되는 LTV는 80%이다. 내 아파트 분양가가 5.5억이라고 했으니, 이론적으로 4.4억까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신축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은 보통 아파트 입주민들이 모여 집단대출로 진행하게 되는데, 이때 기준이 되는 집값은 분양가(5.5억)일 수도 있고, 감정가일 수도 있다. 감정가는 주변 시세를 고려하여 책정되는데, 은행에서 공유해주기 전까지는 정확히 알기 힘들다. 보수적으로 잡아서 6억이라고 치면, 6억의 80% = 4.8억, 분양가에 비해 대출이 조금 더 나오게 된다.

여기까지 LTV, 분양가, 감정가에 대해 알아봤다. 나는 분양가가 5.5억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정부의 추가 규제안에 대해서는 알아볼 필요가 없었지만, 비싼 집을 구입하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대해서도 따져봐야 한다. 

수도권·규제지역 주담대 조인다…28일부터 6억 원 넘게 못 받아

또한, 규제와 상관없이 은행 자체적으로 더 한도를 조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사람마다 상황이 매우매우 다양할 것이다.


자, 그럼 나는 5.5억 집값에서 4.8억까지 대출이 나오고, 5천만원은 이미 계약금으로 냈으니 2천만원만 현금을 준비하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또 다른 벽이 하나 더 있다. 바로 DSR이다.

"진짜 벽, DSR"


2. DSR — 다른 대출까지 다 따져봐야

DSR(Debt Service Ratio)은 채무자의 연간 소득에서 각종 금융 부채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즉, 은행에서 주담대를 내어줄 때, 내가 가지고 있는 다른 대출 — 신용대출, 자동차할부대출, 우리사주대출 등등 — 을 모두 따져 보겠다는 뜻이다. 현재 나는 대략 연 4.5%짜리 신용대출 1억원어치를 가지고 있다. 자동차는 카드할부로 샀는데, DSR에 잡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정보원 홈페이지에 가입하면 나의 대출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 신용정보원 - 본인신용정보 열람서비스

신용대출은 보통 이자만 갚다가 만기 때 원금을 상환하는 만기일시상환 타입일 텐데, 실제 내가 어떤 타입으로 신용대출을 받았느냐와 상관없이 보통 '5년 원리금균등상환'으로 취급한다. 이를 바탕으로 나의 현재 DSR을 계산해보면, 원금 1억을 5년에 나눠 갚으면 2천만원, 실제로 내고 있는 이자는 매년 450만원, 즉 2,450만원이 DSR로 잡힌다. 나의 연봉을 1억이라고 가정하면, 현재 나의 신용대출로 이미 DSR이 24.5%가 잡혀있는 셈이다.

현재, 주담대는 DSR 40%까지만 나온다고 보면 된다. 나에게는 15.5%의 여유가 있으며, 이를 환산하려면 계산이 필요하다. 여기서 스트레스 DSR이 등장한다.


"점점 복잡해지지만 포기하지 말자. 피 같은 내 돈이 걸린 중요한 문제다."


3. 한겹 더 있다, 스트레스 DSR

스트레스 DSR은 쉽게 말해, 앞으로 금리가 올랐을 때 이를 감당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 받을 주담대의 대출금리를 좀 더 높게 잡고 DSR을 계산하겠다는 뜻이다. 1단계, 2단계, 3단계가 나뉘어 있는데, 계약일자, 지역에 따라 적용되는 가산금리가 달라진다. 또한 변동금리냐 고정금리냐에 따라서도 가산되는 금리가 바뀐다.

나 같은 경우 2단계에 해당되며 스트레스 금리 1.2%를 가산해서 계산했다. AI의 힘을 빌려 계산해보면, 신용대출을 유지하며 5억 주담대를 실행했다고 가정했을때, DSR이 무려 61.25%가 나온다. 즉, 주담대 5억을 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역시 AI로 DSR 40%를 적용했을 때의 최대 주담대 한도를 역으로 계산해보면, 2.11억밖에 나오지 않는다. 계산을 하면 할수록 우울해진다.

결국, 내가 가지고 있는 1억원의 신용대출이 DSR을 잡아먹고 있기 때문에, 주담대가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이제 선택지는 두 가지다.


"하나, 주담대 심사 전에 신용대출을 갚아서 DSR을 낮추거나,

또 하나, 어디선가 3.89억 현금을 마련해야 한다."


첫 번째 선택지를 또다시 역산해서, 주담대 5억을 맞추려면 신용대출을 얼마나 갚아야 하는지 계산해봤다. 8,710만원을 갚아야 한다.

나는 평범한 직장인이기 때문에, 억 단위의 현금이 튀어나올 곳이 없다. 결국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팔아서 8,710만원의 현금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는 결론이다.


4. 갑자기 등장한 변수 — 우리사주대출

갑자기 우리 회사에서 자사주를 임직원에게 발행한다고 가정해보자. 우리사주대출은 개인의 현재 신용상태나 대출상황을 따지지 않는 거의 유일한 대출이다. 따라서 이것을 실행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일단 받고 나면 이 역시 신용대출과 마찬가지로 DSR에 잡혀버리기 때문에 그다음 받는 대출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것 또한 경우의 수를 계산해보자.

우리사주대출의 장점

우리사주대출의 장점은 우선 금리가 낮게 책정된다는 점이다. 개인의 신용을 바탕으로 한 신용대출과 달리, 회사의 신용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대출금리보다 훨씬 싸게 책정되는 것이 보통이다. 계산의 편의를 위해 1억원을 3% 금리로 대출한다고 가정했다.

케이스 A. 신용대출 전액(1억) 상환 + 우리사주대출 1억 실행

4.5%의 금리를 3%의 금리로 바꾼 거나 마찬가지다. 금리가 낮아졌기 때문에 DSR도 낮아졌을 것이고, 주담대 한도 또한 늘어날 것이다. AI로 계산해보니 약 2.31억으로, 2천만원 정도 늘어났다.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합리적인 교환이다. 하지만 단순히 대출한도 측면에서만 바라보면 안 된다. 


"핵심은 자산의 리밸런싱이다."


나는 현재 신용대출을 모두 미국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즉, 신용대출을 모두 상환하고 우리사주대출을 받는다는 뜻은, 1억원어치의 미국주식을 정리하고 국내 단일종목(자사주)으로 옮겨탄다는 걸 의미한다. 게다가 주담대 한도가 2.31억으로 소폭 늘었지만, 어찌 됐든 1.69억의 현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또다시 미국주식을 매도해야 한다. 미국주식 자산 측면에서만 봤을 때는, 무려 2.69억원어치를 정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케이스 B. 우리사주대출을 주담대 5억 한도가 다 나오는 선까지만 실행

앞서 주담대 5억을 모두 받기 위해서는, 현재 보유 중인 신용대출 1억원 중 8,710만원을 갚아야 한다고 했다. 반대로 말하면 1,290만원만 보유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사주대출은 금리가 3%로 더 싸다고 가정했기 때문에, 좀 더 여지가 있을 수 있다. 역산해보니 1,374만원이다. 이 정도면 거의 차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5. 케이스별로 정리해보면

지금까지 계산한 걸 한 번에 모아보면 이렇다. (소득 1억, 신용대출 1억·4.5%, 스트레스 DSR 2단계 기준, 아파트 잔금 5억 기준)

케이스별 신용대출 상환액·우리사주 참여액·최대 주담대·필요 현금 비교
케이스 신용대출 상환 우리사주 참여 최대 주담대 잔금 부족분(현금 필요) 미국주식 매도 필요액
① 아무것도 안 함 0원 0원 2.11억 2.89억 2.89억
② 신용대출을 5억 나올 때까지 상환 8,710만원 0원 5억 0원 8,710만원
③ 신용대출 전액상환 + 우리사주 1억 참여 1억 1억 2.31억 2.69억 2.69억 (+ 우리사주 1억은 별도 대출로 조달)
④ 신용대출 일부 남기고 + 우리사주를 주담대 최대한도선까지만 참여 8,626만원 1,374만원 5억 0원 8,626만원 (+ 우리사주 1,374만원은 별도 대출)

이렇게 놓고 보니 답이 명확해진다. ①번(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제일 나쁜 선택이라는 건 말할 것도 없고, ③번(신용대출 갚고 우리사주로 갈아타는 것)도 생각보다 매력적이지 않다. 대출 한도만 보면 2.11억 → 2.31억으로 늘어나서 좋아 보이지만, 결국 미국주식을 2.69억이나 정리해야 하는 건 매한가지다. 오히려 우리사주 없이 신용대출만 정리하는 ②번이 매도 금액도 제일 적고(8,710만원), 구조도 제일 단순하다. 우리사주를 하고 싶다면 ④번처럼 "딱 필요한 만큼만" 받는 게 그나마 효율적인 선택지였다 — 어차피 신용대출 상환액이랑 큰 차이가 안 나기 때문이다. 우리사주대출에 따라오는 다양한 혜택들 (소득공제, 대출이자 지원 등)을 고려하더라도, 미국주식과 국내단일종목간의 가치 차이 또한 가늠하기 힘들다.


6. 정리하며

여기까지 계산해보고 나니, 결국 답은 하나로 좁혀졌다. 신용대출이든 우리사주대출이든, "얼마짜리 대출을 받고 있느냐"보다 중요한 건

"그 대출이 DSR을 얼마나 잡아먹느냐"였다. 

금리가 낮은 우리사주대출로 갈아타면 대출 한도가 조금 늘어나긴 하지만, 그 이득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오히려 신용대출을 최대한 갚아서 DSR 여유를 확보하는 쪽이 훨씬 직관적이고,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가장 크게 배운 건, 숫자 하나(대출한도)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신용대출을 갚든 우리사주대출을 받든, 그 돈은 결국 어딘가에서 나와야 한다. 나에게는 그게 미국주식이었고, 결국 이 결정은 "대출을 얼마나 받을 것이냐"가 아니라,

 "내 자산을 미국주식에서 한국 부동산(그리고 어쩌면 자사주)으로 얼마나 옮길 것이냐"의 문제였다. 

대출 한도 계산기에만 매몰되면 이 큰 그림을 놓치기 쉽다.

마지막으로, 이 글에 나온 계산은 어디까지나 내 상황(소득, 대출 조건, 스트레스 DSR 단계)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스트레스 DSR 단계, LTV 기준(감정가냐 분양가냐), 신용대출·특수대출의 DSR 반영 여부는 은행마다, 시점마다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이 글은 "어떤 것들을 따져봐야 하는지"에 대한 틀을 잡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정확한 숫자는 결국 잔금대출을 실행할 은행에 직접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나 역시 최종 확정은 아직이고, 신용대출 상환 시점과 규모를 정하기 전에 은행 창구에 한 번 더 확인해볼 생각이다.

댓글 쓰기

Comment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