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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층에 갇혔던 KODEX반도체레버리지, 결국 버티고 버텨 90층 탈출 성공기

지난 포스팅에서, KODEX반도체레버리지 ETF 고점에 물린 후기를 작성한 바 있다. 올해 2월, 코스피 6,200선 돌파라는 광기 어린 상승장 속에서 나만 소외될 것 같다는 공포, 이른바 포모(FOMO)는 이성을 마비시키기에 충분했다. 국장은 절대 쳐다도 보지 않던 나는,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장밋빛 전망만 믿고 KODEX반도체레버리지ETF 를 최고점인 82,000원에 5백만원을 밀어 넣었다.

하지만 시장의 신은 가혹했다. 매수 버튼의 온기가 가시기도 전에 미국과 이란 사이의 전쟁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고, 증시는 말 그대로 폭격당했다.


1. 공포의 물타기와 소심했던 후퇴

고점에서 매수를 하자마자 전쟁이 시작되었고, 하락장은 잔인했다. 레버리지 특유의 변동성은 계좌를 순식간에 녹여버렸고, 토스알람은 매번 5% 하락, 10% 하락 등의 하락 알람만 울려댈 뿐이었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생각에 100만 원을 추가 수혈해 물타기를 감행했다. 전쟁은 일시적이고, 반도체 펀더멘탈은 건재하기 때문에, 전쟁 이슈만 해결된다면 다시 상승을 이어갈거라는 이성적인 판단이었..지만, 공포에 질린 마음은 그런 냉철한 판단을 허락하지 않았다.

4월 1일 매수후에, 주가가 아주 살짝 반등하며 5% 정도 수익 구간을 주자마자, 더 큰 하락이 올까 봐 겁에 질려 이틀만에 100만 원어치를 호다닥 매도해 버렸다. 그러니까 물타기한 100만원중에 고작 5만원 먹고 나온거다.

[물타기 직후 짧은 수익을 내고 매도했던 기록]

지금 시점에서 돌이켜보면 그때 나의 판단 방향 자체는 꽤나 정확했다. 그러나 손실을 줄일 수 있는 기회였음에도 당시의 나는 너무나 소심했고, 시장의 기세에 완전히 눌려 있었다.

2. 평단 82,000원, 주가는 51,000원까지

평단은 여전히 82,000원에 머물러 있는데 주가는 끝을 모르고 추락하여 51,000원까지 밀려 내려갔다. 계좌 수익률이 마이너스 40%를 넘나드는 것을 보며 사실상 포기 상태로 존버에 돌입했다.

[51,000원까지 추락하며 고통받던 시기의 차트]

그 사이 시장은 점차 전쟁 이슈에 무뎌졌고, 서로 군사적 행동을 취하니 마니 하던 이란과 미국도 휴전을 하고 협상에 들어갔다. 그러면서 반도체레버리지ETF는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3. 인고의 끝에 찾아온 승리, 주가 9만원에 익절

기어코 주가는 8만 원선을 탈환하더니 마침내 9만원 고지를 밟았다. 평단을 회복했을때부터 마음속으로 9만원이 되면 팔자! 라고 생각하고 있던차에, 장이 열리자마자 9만원을 돌파해버렸다.

[마침내 91,000원 도달 후 절반 익절 기록]

인고의 세월 끝에 얻은 보상은 달콤했다. 9만원에서 보유 물량의 절반을 과감히 익절하며 현금을 확보했다. 82,000원이라는 고점에서 51,000원까지 떨어지는 사이 고통받던 수많은 날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나머지 절반은 이제 '잃지 않는 게임'이라는 편안한 마음으로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

포스팅을 마치며: 시장은 결국 버티는 자의 것

고점에서 물려 비자발적 장기 투자를 시작했지만, 결국 시장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자가 수익을 쟁취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뼈저린 경험을 통해 배웠다. 항상 매수와 매도는 미리 세워둔 계획에 따라 실행해야한다. 이번에 나도 반도체레버리지ETF에 진입하면서 아무런 계획없이 그냥 마냥 오르겠지 라는 생각으로 들어갔는데, 이렇게 전쟁 같은 예기치 못한 이슈가 터졌을 때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레버리지라는 칼날 위에서 공포를 견뎌낸 이번 기록이 다른 투자자들에게도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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